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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예산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격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비를 파격적으로 증액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의회 표결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특별 헌법(제 49조 3항) 권한을 발동했다. 이후 야당이 제출한 두 차례 정부 불신임안이 부결되며 2026년 예산안은 최종 채택됐다.
이번 예산안 통과는 수개월간 이어진 '예산전쟁'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한편으로는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한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취약한 권력 기반과 극도로 분열된 프랑스 정치권의 현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AP는 전했다.
이번 예산의 핵심은 국방력 강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협, 핵 확산, 테러 및 사이버 공격 등 다변화된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해 국방비 증액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다른 분야에서는 예산을 삭감하는 상황에서도 국방부는 전년 대비 약 67억 유로(약 11조 4700억원)의 추가 예산을 확보했다.
여기에는 전력 현대화를 위한 신규 핵 추진 공격 잠수함 도입, 장갑차 362대 교체, 신형 아스터(Aster) 지대공 미사일 배치 등이 추진되며, 18~19세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자원병역제 시행을 위한 예산도 포함된다.
정부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을 지난해 5.4%에서 5%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유럽연합(EU)과 신용평가사들의 부채 비율 압박에 따른 조치로, 이를 위해 대기업 이익에 대한 추가 과세 등을 통해 약 73억 유료(약 12조 5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방침이다.
예산안 통과를 위한 정치적 대가도 뒤따랐다. 르코르뉘 총리는 좌파 사회당의 지지를 얻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였던 연금개혁(62세에서 64세로 정년 상향)의 시행을 일시 중단하는 파격적인 양보안을 내놨다.
임기 종료를 약 1년 앞둔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국내 정치보다는 외교와 안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추진, 이란 혁명수비대의 테러 조직 지정 지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보여준 강경한 태도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 맞서 유럽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AP는 전했다.














